인지행동상담이론으로 보는 사람의 심리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인지행동상담이론이란 무엇일까요?
1. 기본 관점
감정은 생각에서 생겨납니다. 생각을 바탕으로 감정이 일어나고 행동을 하게 된다. 이처럼 인간이 가진 감정, 사고, 행동 중에서 사고에 초점을 맞춘 것이 바로 인지행동상담이론(Cognitive Behavior Therapy)입니다. 인간은 어떤 사건을 자신이 가지고 있는 비합리적인 사고방법으로 해석하기 때문에 정서적 문제를 경험하게 됩니다. 따라서 인간의 비합리적인 사고로 인해 나타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비합리적인 사고를 합리적인 사고로 바꾸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인지행동에서는 인간의 감정이나 행동이 어떤 사건이나 상황 자체 때문이 아니라 그것에 대한 자신의 주관적인 해석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고 가정하고 모든 심리적 문제의 이면에는 왜곡되고 역기능적인 생각과 믿음이 자리 잡고 있다고 가정하는데 이것을 인지매개가설(cognition mediation hypothesis)이라고 합니다. 이는 A-B-C 모델로서 A는 선행사건(activating event or antecedent), B는 개인의 인지적 시스템인 신념(belief), C는 결과(consequence)를 말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A로 인해 C가 발생되는 것이 아니라 A의 상황에 대한 B로 인해 C가 발생된다고 보는 개념입니다. 똑같은 A의 상황을 겪은 두 사람이 있지만 두 사람 모두 행동이나 감정의 결과가 같을 수는 없습니다. 각자의 가치관이나 사고가정이 다르기 때문에 결과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 예 | 인지매개가설(cognition mediation hypothesis) 당신이 저녁 6시에 친구와 약속이 있어서 약속시간을 지키려고 부랴부랴 일을 마친 뒤에 부지런히 걸어가고 있는데, 갑자기 핸드폰에 문자메시지가 도착하여 보니, 친구가 “나 오늘 약속 못 지킴” 이라고 짧은 내용을 보내었다. 당신의 반응은? 어떤 이는 ‘분노’를 경험하여 그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어떻게 네가 나한테 이럴 수 있느냐!’며 언성을 높여 따지고 싶을 것이고, 어떤 이는 ‘불안’해질 수도 있다. 친구에게 ‘혹시 무슨 안 좋은 일이 생긴걸까?’ 라는 걱정을 하는 것이다. 또다른 이는 ‘다행스러움’을 느낀다. ‘나도 귀찮았는데 잘됐다’라는 생각을 하는 것이다. 동일한 사건에 대해서 사람마다 다른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그 사건에 부여한 개인적인 의미가 서로 다르기 때문이라는 것이 인지행동이론의 포인트이다. 이것을 아래와 같이 표현할 수 있다. |
인지행동상담은 고전적‧조작적 조건형성 원리와 관련된 기법을 특징으로 하는 행동주의상담과 1970년 초 이후에 인지매개설이라는 구성 개념에 기초하여 출현한 인지행동상담이라는 두가지 중요한 발달적 흐름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이에 더 확장되고 보완되면서 변증법적 행동치료(Dialectical Behavior Therapy), 기능분석 심리치료(Functional Analysis Psychotherapy), 통합적 부부행동치료(Integrative Behavior Couple Therapy), 마음챙김에 근거한 인지치료(Mindfulness-Based Cognitive Therapy), 수용-전념치료(Acceptance & Commitment Therapy) 외에도 마음챙김을 활용한 중독치료법, 수용과 마음챙김기법을 활용한 범불안장애 치료 등 많은 기법이 있습니다. 이와 같이 인지행동상담가들은 인간의 심리적인 문제를 일으키는 비합리적인 사고를 바꾸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사용하였는데 그 대표적인 방법은 엘리스(Ellis)의 합리적 정서행동상담(Emotive Behavior Therapy:REBT), 과 벡(Beck)의 인지행동상담(Cognitive Behavioral Therapy:CBT)이 있습니다. 초기에 있어서 두 이론은 매우 달랐지만 갈수록 비슷해졌으며 엘리스에게 두 이론의 차이점을 묻자 스스로 유사하다는 것을 인정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아론 벡은 내담자와 함께 문제를 해결해 가는 조언가로서의 입장을 취한다면 엘리스는 적극적으로 논박을 하는 교사적인 입장이라는 것이 차이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2. 종류
인지행동상담이론은 인지가 가장 중요하며, 인지를 변화시킴으로써 내담자의 심리적 문제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봅니다. 이런 인지행동적 접근의 기본적인 가정은 동일하지만 내담자의 심리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 이용되는 구체적인 방법이나 절차 면에서는 차이가 있습니다.
인지행동상담이론은 그 강조하는 부분에 따라 크게 네 가지로 분류해 볼 수 있습니다.
첫째, 인지적 재구성에 초점을 둔 이론이다. 인지적 재구성이란 사람들이 생각하는 내용과 방식을 재구성하는 것, 즉 인지를 변화시키는 것을 뜻합니다. 이 이론은 우울이나 불안과 같은 사람들의 정서적 문제가 생각의 내용이나 방식이 잘못되어서 초래된 것이므로 인지를 재구성함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합니다.
둘째, 문제 상황에 대처하는 기술을 직접 교육‧훈련 시킬 것을 강조하는 이론입니다. 이 이론은 사람이 부적응을 겪는 이유가 문제 상황에 부적절한 방식으로 반응하기 때문이라고 보고 문제 상황에 대한 적절한 대처 행동을 가르치고 훈련시킴으로써 심리적인 부적응 문제를 해결하려 합니다.
셋째, 문제 해결 접근이라 부르는 이론입니다. 이 이론은 심리적인 부적응을 해소하는데 인지적 재구성과 대처기술 훈련을 복합적으로 사용합니다. 문제 상황에서 보다 적절한 행동을 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대처 행동을 훈련시키면서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인지의 내용과 방식 또한 변화시키려고 합니다.
넷째, 수용을 강조하는 이론이다. 이 이론은 문제라 판단되는 정서나 인지를 바꾸려고 시도하기보다는 그것과 싸우거나 회피하는 것을 변화시킴으로써 그 영향을 바꾸고자 시도합니다. 이는 문제가 되는 인지를 믿는 정도와 그 행동적 영향을 변화시키는 개입을 활용하여 치료 효과를 증진시킵니다. 수용기법은 내적 사건과 외적 행동 간의 관련성을 끊음으로써 정서적 이유를 사용해서 행동을 설명하는 것을 줄이고 생각과 감정을 조절하는 데서 관심을 돌려 자신의 행동의 결과를 있는 그대로 경험하게 합니다.
3. 인간관
인지행동상담에서 인간은 합리적이고 올바른 사고를 할 수 있는 존재일뿐만 아니라 비합리적이고 올바르지 못한 왜곡된 사고도 할 수 있는 존재입니다.. 이것을 사고의 양면성이라고 합니다. 또한 인간이 왜곡된 사고를 하는 것은 특히 어린 시절 가족의 문화를 결정짓는 부모의 양육 태도에 의하여 획득된 비논리적인 학습 때문이라고 하였습니다. 전적으로 어른들의 영향을 받으며 자라는 어린아이들이 부모의 영향을 받아 형성된 사고 속에서는 합리적인 것뿐만 아니라 비합리적인 것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어른이 된 후에는 어려서 부모에게 들은 비합리적인 신념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이 중요하고 이 노력을 통해 왜곡된 사고, 비합리적인 신념과 행동을 합리적인 것으로 바꾸며 성숙한 사람으로 변화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이것은 스스로의 선택에 의하여 그동안의 행동 패턴과는 다르게 반응하고 비합리적인 신념에 동요되지 않으며 이런 자기 훈련을 지속함으로써 사는 동안 혼란을 최소한으로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인간은 자기와 대화할 수 있고(self-talking), 자기를 평가할 수 있으며(self-evaluating), 자기를 유지할 수 있는(self-sustaining) 존재라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인지행동적상담이론은 인간이 실수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계속 실수를 하면서도 더 평화롭게 사는 것을 배우는 창조물인 자신을 수용하도록 돕습니다.
※ 참고 문헌
강갑원(2004). 알기 쉬운 상담이론과 실제. 교육과학사.
김충기, 강봉규(2001). 현대 상담이론과 실제. 교육과학사.
노안영(2005). 상담심리학의 이론과 실제. 학지사.
박경애(1997). 인지 정서 행동치료. 학지사.
왕샹둥(2010). 심리학의 즐거움. 베이직북스.
이현림.(2008). 상담이론과 실제. 양서원.
천성문 외(2009). 상담심리학의 이론과 실제. 학지사.
Albert Ellis, Catharine MacLaren.(2007). 합리적 정서행동치료. 학지사.
Frank WILLS.(2011). 인지행동 상담과 심리치료 기법. 시그마프레스.
Joseph Yankura, Windy Dryden(2011). 앨버트 엘리스. 학지사.
J. H. Wright, M. R. Basco, M. E. Thase.(2009). 인지행동치료. 학지사.
MAJORIE E. WEISHAAR(2007). 아론 벡. 학지사.
송원영(2005). 청소년의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가는 인지행동집단프로그램. 국가청소년위원회.
오은주(2010). 청소년을 위한 우울 예방 프로그램이 우울, 자살생각, 역기능적 태도 및 부정적 자동화 사고의 감소에 미치는 효과. 전남대학교 교육학과 박사 논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