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가정 청소년의 특성
이혼 가정 청소년이 보이는 특성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가. 청소년기 발달과업
각 발달단계는 그 단계에 반드시 성취해야 하는 발달과업을 가지고 있습니다. 발달과업이란, 각 개인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요구되는 기술, 능력으로 만약 한 단계에서 발달과업의 성취가 만족스럽지 못하면 그 단계에서 성공적인 적응을 못했을 뿐 아니라 다음 단계의 발달도 지장을 받게 됩니다. 따라서 발달과업이란 한 개인이 그 단계에서 반드시 취득해야 하는 기술, 지식, 기능, 태도로 정의되며 이는 신체적 성숙이나 사회적 기대 그리고 개인적인 노력을 통해서 얻어지는 것입니다.
청소년기의 신체발달은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내부기관의 급격한 발달에 의해서 생식기와 생식기능이 발달하여 그 결과 제 2차 성징이라고 하는 변화를 보게 됩니다. 이 시기에 발달한 신체 및 운동능력, 성적 발달은 인간의 모든 활동에 기반이 되며, 사회생활에 중요한 의의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빠른 신체발달은 청소년들에게 새로운 자아개념을 형성하게 되고, 지적, 정서적, 사회적 여러 면에서 급격한 변화를 일으킵니다. 에릭슨(Erikson)은 인간의 각 발달단계에서 성취해야만 하는 심리사회적 위기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어느 한 단계의 발달도 생략되거나, 아니면 소홀히 다루어질 수 없다고 주장합니다.
나. 부모의 이혼이 청소년 자녀에게 미치는 영향
청소년기의 자녀들은 질풍노도의 시기로 아동기에서 성인기로 전환해 가는 과도기적인 상태이기 때문에 아동과 성인의 특성을 동시에 갖습니다. 과도기적인 상태에서는 신체적인 부분 뿐만 아니라 생리적, 인지적, 정서적, 정신적, 사회적 측면에서 급격한 변화와 양적, 질적인 성장이 나타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1) 이혼가정 청소년 자녀들의 심리적 반응
부모에게 있어서 이혼은 불행한 관계를 치유하는 최후의 방법입니다. 하지만 자녀들은 부모의 이혼을 문제해결의 개선책으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자녀들에게 이혼은 단지 불행한 결혼 생활에 대한 해결책이 아니라 연이어 일어나는 괴로움일 뿐일 수 있습니다.
많은 학자들이 부모의 이혼이 자녀들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연구조사를 실시한 결과 그들은 이혼에 대한 즉각적인 영향과 장기적인 영향에서 상당히 광범위한 결과들과 반응들을 발견하였습니다. 청소년들은 부모의 이혼에 아주 다양한 반응을 보인다. 부인, 수치, 당황, 비난, 죄책감, 분노, 두려움, 구원받는 느낌, 불안과 낮은 자존감, 슬픔, 우울증 등이 그것입니다.
다음과 같이 이혼이 청소년 자녀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가) 부인(denial)
고통(특히 정신, 정서적인 고통)에 대한 가장 일반적인 반응은 부인입니다. 부모의 이혼은 청소년 자녀들에게 정서적인 고통을 주는 사건이기에 이 사실에 대해서 그들은 부인하기 시작합니다. 자신 앞에 놓여 진 상황에 대해서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고, 인정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들은 부모의 이혼 사실을 주변에 알리지 않으며, 자신의 부모들이 다시 재결합할 것이라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살아가는데 가끔은 이러한 상태가 오랫동안 지속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대부분의 부인은 무의식적으로 일어나지만 그렇게 하는 청소년들은 이를 통해 자신을 지키고 자신의 생활에 어느 정도의 안정을 유지시키기 위한 것입니다.
나) 수치/당황
수치와 당황은 부모 이혼에 대한 십대와 십대 이전 아동 등 사이에 나타나는 공통된 반응입니다. 이혼가정 자녀들 중 대부분은 부모로부터 이혼을 결정하게 된 이유나 이혼의 과정이나 상황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듣지 못하게 됩니다. 그래서 자녀에게 있어서 부모의 이혼은 마치 불시에 들이닥친 불행과도 같습니다. 하지만 누구보다도 가장 큰 상처를 받는 사람은 이혼가정의 자녀들입니다. 이혼을 시도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감정적인 요인 때문에 부부간의 관계문제를 일차적으로 생각하고 자녀들의 문제에 대해서는 부차적으로 생각하게 됩니다. 부모들이 이혼을 결정할 때는 당연히 자녀들을 걱정하게 되지만 반면에 자녀들이 부모를 이해해 주고 부모의 결정을 지지하며 새로운 가정환경에 빨리 적응해 줄 것으로 기대하지만, 대부분 자녀들이 그 사실을 받아들일 수 있는 자세로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결정되기 때문에 자녀들은 부모들의 결정에 따른 희생양이 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 죄책감
이혼 가정의 자녀들은 어떤 방법으로든지 부모의 이혼을 두고 자기 자신을 책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흔히 아동기부터 청소년기까지의 자녀들은 생각이 성숙하지 못하기 때문에 자신들의 태도나 행동, 형제, 자매사이에서 일어난 일들 때문에 부모이혼을 촉진시켰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들이 부모의 화해를 촉진시켜야 한다는 필요와 죄책감을 느끼게 됩니다.
라) 분노
청소년 자녀들이 보이는 부모의 이혼에 대한 가장 공통적인 반응입니다. 이혼가정 자녀들은 쉽게 분노를 느끼면 그 분노를 폭발하여 그 결과로 다른 사람들과 적대관계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이혼이 자녀의 사춘기에 발생하면 사춘기의 단계를 통한 복잡하고 어려운 성숙의 과업에 적응을 더하여야 하는데 이러한 경험은 자녀들의 안정성 욕구에 커다란 위협을 주게 되고 이 과정에서 자녀들은 강한 분노를 느낍니다.
마) 불안 (두려움)
거절에 대한 두려움은 이혼가정 자녀들의 매우 현실적이며 내면에 깊이 스며들어 있는 문제입니다. 이러한 거절에 대한 불안은 대인관계에서 친밀감을 형성하는데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이들은 친구나 배우자와 깊은 관계를 형성하지 못하는데 이는 그들이 자신을 떠날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입니다. 특히 분리불안의 경우 어렸을 때는 직접적인 신체적 분리를 두려워하지만 커가면서 심리적인 분리, 즉 부모로부터 인정을 받지 못하거나 혹은 유기, 공포 같은 심리적 공포로 바뀌며 청소년기는 특히 부모로부터 독립을 성취하려는 시기이므로 부모와의 관계에 있어서 의존과 독립의 갈등을 느끼기 때문에 더욱더 큰 분리불안을 경험할 수가 있습니다. 또한 학자 Bowelby는 어린아이가 자신을 돌보아 주는 누군가를 잃어버리게 되면 본능적인 공포반응을 일으킨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바) 낮은 자존감
이혼으로 인하여 자녀의 자존감이 낮아지는 것은 당연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혼가정의 자녀는 부모의 이혼 전 갈등으로 인한 양육태도의 불일치, 이혼 후의 주위 사람들로부터의 부정적인 평가, 사회 환경적 요인의 변화 등으로 자존감에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되기 때문입니다.
낮은 자존감 때문에 생기는 열등감은 청소년들이 갖는 미래에 대한 혼동, 사회적 부적응, 충동적인 과식, 낮은 학문적 성취, 퇴학, 비행, 약물남용 그리고 혼전임신 등의 한 요인이 되고 청소년들에 의해 야기되는 문제의 기반을 이루고 있기도 합니다.
사) 슬픔 / 우울증
부모의 이혼 후에 자녀와 부모는 모두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을 때에 경험하는 것과 같은 슬픔을 경험하게 됩니다. 가족의 해체라는 의미에서 이혼은 가족 모두에게 슬픔을 안겨주는 사건이 됩니다. 이 때 부모들의 슬픔보다도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 자녀들의 슬픔은 더욱 큽니다. 슬픔은 건강한 과정으로 상실에 대한 고통을 순환시켜 나가는 변화의 과정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 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면 슬픔의 감정들은 장기화되고 이것은 우울증으로 변화될 수도 있습니다.